사심지경(寫心之境)

From:금교Author: 2025-03-17 10:25

 북송 시대의 철학자 장재(張載)는 그의 <정몽·건칭편(正蒙·乾稱篇)>에서 처음으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개념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이 개념은 중국 전통 회화 사상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전통 회화는 자연을 재현하는 데에 집중하기보다는 내면의 감응을 중시하며, 자연에 대한 사유를 회화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렇기에 중국 전통 회화는 강렬한 붓질과 필법을 통해 작가의 내면 세계와 인생의 추구를 나타내는 데 더욱 중점을 둔다. 이러한 특성은 중국 회화의 언어적 성격을 더욱 순수하게 만들었으며 이른바 ‘문화적 자아 표현’ 상태에 더욱 근접하게 하였다. 중국의 문인들이 추구한 회화는 명확한 특징을 지닌다. 예를 들어, 예찬(倪瓒)의 황량하고 고요한 그림과 그의 간결한 붓질, 팔대산인(八大山人)의 공허하고 냉담한 분위기와 기상천외한 구도 등은 모두 강렬한 개인적 스타일을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그 핵심은 화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와 개인적 세계가 그림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화가가 자신만의 미적 취향을 구체화하고, 그것을 화면에 어떻게 펼쳐 놓을지를 고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석도(石濤)가 말한 “필법은 시대를 따라야 한다”는 말은 회화의 본질을 잘 표현한 것이다. 서양 고전 회화의 ‘진실을 추구하는’ 방식과 중국 전통 회화의 ‘기운을 추구하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다른 방향을 택했을 뿐, 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중국 전통 회화의 발전은 내면을 반성하며 꾸준히 나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전통 회화의 마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아를 느끼며, 회화라는 작업은 본질적으로 화가의 내면적인 읊조림에 가까워짐을 발견할 수 있다. 북송의 곽희(郭熙)는 사계절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진정한 산수의 계곡은 멀리서 보면 그 세력을 취하고, 가까이서 보면 그 질감을 얻는다. 진정한 산수의 구름과 안개는 사시사철 다르다. 봄은 부드럽고 화창하며, 여름은 우거지고 푸르며, 가을은 맑고 소박하며, 겨울은 침울하고 흐릿하다. 이 모든 것은 거대한 형상을 드러내지만, 그것을 무리하게 세밀하게 그리려 하지 않으면, 구름과 안개의 태도는 살아 있다. 진정한 산수의 연기와 안개도 사시사철 다르다. 봄의 산은 연하고 부드러워 웃는 듯하고, 여름의 산은 짙고 푸르며 방울방울 떨어지는 듯하다. 가을의 산은 맑고 깨끗하며 화장한 듯하고, 겨울의 산은 침울하고 고요하여 자고 있는 듯하다. 그림은 그 대의를 나타내면 그만이며, 세밀하게 그리려 하지 않으면 연기와 안개의 모습은 바로 그럴 것이다.” 이 구절에서 우리는 구체적인 자연의 정서를 읽을 수 있으며, 또한 회화 표현의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나는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는 데서 점차 벗어나, 필법과 화면의 순수한 표현을 중시하게 되었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현장에서 그린 스케치로, 최근 작업을 하나로 모아보니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점검이 되었다. 푸르른 산, 급히 흐르는 물, 구름이 낀 노을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붓을 대면 그 모든 것이 연기와 구름처럼 종이 위에 펼쳐진다.

 예술가 소개

 류쿠이는 산둥성 타이안시 닝양현 출신으로, 현재 산둥사범대학교 교육학부에서 제직하고 있으며, 주로 미술학 회화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산둥성 미술가협회 산수화 예술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출판된 저서로는 <걷기-류쿠이 작품집>, <당대 회화 걸작집>, <산수화 사생과 창작>, <오어청산(吾語青山)>이 있다.

편집:董丽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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